
미국, 일본, 동남아, 한국 브랜드는 어디부터 팔아야 할까?
2026.09.21
첫 시장을 고를 때는 우리 제품을 살 고객이 누구인지, 그 고객에게 도달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까지 구체화해야 한다. 같은 화장품이라도 검색으로 찾는 제품과 사용 장면을 보고 사고 싶어지는 제품은 출발점이 달라진다. 같은 나라에서도 아마존과 틱톡샵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준비는 다르다.
미국, 일본, 동남아를 비교할 때도 이 차이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
미국 아마존을 검토한다면, 먼저 주력 상품을 현지 경쟁 제품 옆에 놓아보자. 고객이 검색할 만한 단어로 검색했을 때 어떤 제품이 등장하는지, 가격과 용량은 어떤지, 구매 후기에서 무엇을 칭찬하고 불만으로 지적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여기서 찾아야 할 것은 우리 제품을 선택할 구체적인 이유다. 한국에서 인기 있다는 설명에 더해, 어떤 사용 상황에서 편리하고 기존 제품의 어떤 불편을 해결하는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가격에도 같은 검토가 필요하다. 국내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어도 실제로 남는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아마존은 판매 수수료 외에 FBA 이용 비용과 광고 등 선택 서비스 비용을 별도로 안내한다. 제품별 예상 비용은 판매가뿐 아니라 카테고리, 크기, 무게, 배송 방식에 따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미국 아마존은 제품의 차별점을 설명할 수 있고, 초기 재고와 고객 확보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 기업이 우선 검토할 만한 후보다. 현지 경쟁 가격에 맞추자마자 마진이 거의 사라진다면, 상품 구성이나 공급 조건부터 다시 살펴보는 편이 좋다.

일본을 검토할 때는 국가 선택과 함께 채널 선택을 구체화해야 한다. “일본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일본 아마존에서 어떤 검색 수요를 공략한다” 또는 “큐텐에서 어떤 가격과 구성으로 첫 구매를 유도한다”는 수준까지 좁혀야 실행할 일이 보인다.
일본 아마존을 준비한다면 일본어 검색어와 상품 정보, 배송 방식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일본에서도 FBA를 사용할 수 있으며, 아마존은 일본 내 물류센터로 재고를 수출한 뒤 보관, 포장, 배송을 맡기는 방식을 안내한다. 이 경우 현지 재고를 얼마나 보낼지, 추가 입고까지 얼마나 걸리는지도 시장 선택에 영향을 준다.
큐텐에서 할인 행사 중심의 판매를 계획한다면 평상시 가격과 행사 가격을 각각 검토해야 한다. 할인으로 첫 주문을 확보한 뒤에도 판매를 이어갈 수 있는지, 묶음 상품이 구매 부담을 높이지는 않는지, 행사 주문을 처리할 재고와 배송 여력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일본어 운영 인력이나 파트너가 있고, 현지 경쟁 상품에 맞춰 설명과 구성을 다듬을 수 있다면 일본은 우선 검토할 만하다. 지리적 접근성과 함께 실제 운영 준비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동남아에서는 먼저 나라를 좁혀야 한다. “동남아에서 팔겠다”는 계획만으로는 판매가격도, 콘텐츠 언어도, 배송 조건도 정하기 어렵다.
쇼피코리아가 안내하는 동남아 진출 마켓에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이 포함된다. 각 시장에서 우리 상품의 입점 가능 여부와 적용 조건을 확인한 뒤 비교해야 한다.
이때 국가의 평균 소득은 참고 자료로 사용하되, 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근거는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현지에서 비슷한 제품이 얼마에 팔리는지, 고객이 배송비까지 포함해 얼마를 결제하는지, 그 가격대에서 어떤 용량과 품질을 기대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가볍고 단가가 낮은 상품이라도 국제배송비가 더해지면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 묶음 판매로 개당 배송비를 줄일 수 있지만, 총 결제금액이 커져 첫 구매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반대로 프리미엄 제품은 특정 고객층의 수요가 확인된다면 국가 평균 소득만으로 후보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
동남아에서 또 하나 살펴볼 요소는 콘텐츠를 통한 구매다. 구글, 테마섹, 베인앤컴퍼니의 e-Conomy SEA 2025에 따르면 영상 커머스가 동남아 전체 전자상거래 거래액의 25%를 차지한다고 추정한다. 이는 틱톡샵만의 점유율이 아니라 영상 커머스 전반의 비중이다.
이 흐름을 시장 선택에 적용한다면, 제품의 사용법이나 장점을 영상으로 전달하기 쉬운지 살펴볼 수 있다. 동시에 현지 언어로 콘텐츠를 계속 만들고, 크리에이터와 협업하고, 반응에 따라 표현을 바꿀 인력과 예산도 계산해야 한다. 영상으로 보여주기 좋은 제품과 지속적으로 영상을 운영할 수 있는 회사가 만나야 실행 가능한 계획이 된다.
이렇게 보면 첫 시장의 우선순위는 기업이 가진 준비에 따라 달라진다.
차별화된 상품과 재고 투자 여력이 있다면: 미국 아마존에서 경쟁 가격과 고객 확보 비용을 검토한다.
일본어 운영과 현지 상품 구성이 준비돼 있다면: 일본 아마존, 큐텐 중 주력 상품에 맞는 채널을 좁힌다.
국가별 가격 조정과 배송 운영이 가능하다면: 쇼피의 진출 가능 시장에서 실제 결제금액과 경쟁 상품을 비교한다.
시연에 적합한 상품과 콘텐츠 운영 역량이 있다면: 입점 가능한 국가의 틱톡샵을 후보에 넣는다.
이는 성공 가능성의 순위가 아니다. 지금 가진 자원으로 어떤 가설부터 검증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기준이다.
실제 결정을 앞두고 있다면 후보 두 곳을 골라 같은 주력 상품으로 비교해보자. 경쟁 상품의 가격과 후기, 배송비를 포함한 고객 결제금액, 주문당 비용, 판매 전에 필요한 준비, 담당할 사람을 한 장에 정리하면 된다. 아직 확인하지 못한 항목은 추정치로 채우기보다 ‘미확인’으로 남겨두는 편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 비교에는 반드시 고객을 어떻게 데려올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포함돼야 한다. 아마존에 상품을 등록하거나 틱톡샵을 개설하는 것만으로 구매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판매를 이어가려면 고객이 제품을 발견하고, 관심을 갖고, 구매할 이유를 이해하도록 만드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제안하는 방향은 숏폼 콘텐츠, 특히 틱톡을 해외 마케팅의 중심에 두는 것이다. 특히 사용 장면과 제품의 차별점을 짧은 시간에 보여줄 수 있는 소비재 브랜드라면, 미국과 동남아에서 틱톡 영상과 현지 크리에이터 협업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
실행은 제품의 사용 장면을 보여주는 짧은 영상에서 시작할 수 있다. 현지 크리에이터가 고객의 언어로 제품을 설명하고, 반응이 좋은 콘텐츠를 광고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고객이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제품의 사용 맥락과도 맞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참여형 챌린지를 함께 시험할 수 있다. 챌린지는 조회 수뿐 아니라 상품에 대한 관심과 구매 행동으로 이어지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광고 예산을 배분하는 계획에서도 어떤 숏폼 콘텐츠로 고객을 설득할 것인지가 구체적이어야 한다. 숏폼은 틱톡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서도 활용되는 형식이다. 따라서 매체별 예산과 함께 영상의 메시지, 크리에이터, 구매로 연결되는 경로를 설계해야 한다.
아마존을 주력 판매 채널로 선택한 브랜드도 틱톡에서 제품을 알리는 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 틱톡으로 마케팅을 하고 제품 결제만 아마존에서 하도록 링크를 달아두면 되기 때문이다. 틱톡샵을 운영한다면 아예 틱톡 영상에서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으니 콘텐츠에서 상품 확인과 구매로 이어지는 흐름을 설계할 수 있다. 어느 경우든 영상 조회 수와 함께 상품 방문, 주문, 고객 확보 비용을 살펴야 마케팅의 사업적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시장과 플랫폼을 선택할 때, 그곳에서 고객을 만들어낼 마케팅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미국과 동남아를 준비하는 한국 소비재 브랜드라면 숏폼 영상, 현지 크리에이터, 제품에 맞는 참여형 캠페인을 초기 진출 계획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
첫 해외 진출 계획에는 어느 나라의 어떤 플랫폼에 입점할지와 함께, 누구에게 어떤 영상으로 제품을 알리고 구매로 연결할지가 담겨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