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퍼레이션 서비스는 실제로 무슨 일을 하나
2026.08.13
지난 글에 문의 주신 분들이 공통적으로 물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뭘 해주는 겁니까?"
현재 진행 중인 두 곳의 사례로 설명드리겠습니다. 계약상 사명은 밝히지 않습니다. 두 사례는 일부러 대비되게 놓았습니다. 같은 서비스가 권한의 범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이 글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A사 (광고대행사) - 오퍼레이션 전반
회사의 운영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프랙셔널 COO로 판단이 필요한 자리에 들어가 있고, 동시에 체계 설계와 실무 운영까지 모두 담당합니다. 계약과 NDA를 기반으로 비밀유지 의무를 지고, 회사의 깊은 정보에 접근한 상태에서 일합니다.
이걸 위험하다고 보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외부 인력에게 그만큼의 정보와 권한을 주는 게 맞느냐는 질문입니다. 타당한 우려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일해 보면 결과는 정반대로 나옵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권한을 확보하고 운영에 깊이 관여할수록 일 처리 속도가 확연히 빨라집니다. 확인받느라 멈추는 구간이 사라지고, 맥락을 다시 설명하는 시간이 없어집니다. 대표에게 되묻지 않고 판단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회사의 의사결정 속도가 올라갑니다. 외부인이지만 COO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B사 (여행 서비스 기업) - 한정된 범위
정부과제와 외부 사업에 관한 일부 운영만 대행하고 컨설팅합니다. 반복적인 업무, 일정 관리가 까다로운 업무를 중심으로 붙어 있습니다.
범위가 좁은 만큼 접근하는 정보도 그 영역에 한정됩니다. 그리고 이 방식이 나쁜 게 아닙니다. 시작하기에 적절한 형태입니다.
두 회사의 공통점
두 곳 모두 대표가 영업과 마케팅 일선에 직접 나서 있습니다. 그리고 COO나 운영 전문 인력이 내부에 없습니다.
그러니 두 가지가 동시에 비어 있습니다. 운영 체계를 처음부터 설계할 사람이 없고, 반복적인 실무와 서류 작업에 쓸 시간이 없습니다. 대표가 못 해서가 아니라, 대표가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퍼레이션 서비스가 채우는 자리는 정확히 그 지점입니다. 체계를 만드는 일과, 만든 체계를 실제로 돌리는 일입니다.
정부과제는 선정이 아니라 그 다음이 어렵습니다.
지원금은 사업계획서에 명시된 용도로만 써야 하고, 인건비와 재료비, 외주 용역비 등 항목별로 정해진 기준과 비율을 벗어나면 문제가 됩니다. 집행 근거가 부실하거나 후속 보고가 미흡하면 사업비 환수, 향후 정부지원사업 참여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확보보다 집행과 정산이 실질적으로 더 까다로운 영역입니다.
그런데 이 일을 담당할 사람이 대부분의 초기 기업에는 없습니다. 결국 대표가 직접 붙들게 됩니다.
오퍼레이션 서비스의 성패는 여기서 갈립니다.
이 일을 하면서 확인한 게 하나 있습니다.
오퍼레이션 서비스의 효율은 회사가 정보와 권한을 어디까지 열어주느냐에 정확히 비례합니다.
시장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운영 대행이 기대만큼 효과를 못 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외부 인력에게 일부 정보와 제한된 권한만 주면, 그 사람은 결국 겉만 훑게 됩니다. 판단이 필요한 지점마다 회사에 물어봐야 하고, 실질적인 결정과 실행은 다시 내부로 돌아옵니다.
회사는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결국 일은 여전히 대표나 내부 인력 중 누군가가 해야합니다. 외부 인력은 중간 보고서를 만들고, 내부 담당자는 그 보고서를 검토하는 일이 하나 더 늘어납니다. 비용 대비 효율도 생산성도 남지 않습니다. "외주 써봤는데 별로였다"는 후기의 상당수가 이 구조에서 나옵니다.
반대로 철저한 계약과 비밀유지, 그리고 신뢰가 뒷받침되면 오퍼레이션 서비스의 힘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권한이 열린 만큼 외부 인력이 끝까지 처리하고, 대표는 결과만 확인하면 됩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다 회사 정보를 오픈하고 권한을 위임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연히 어렵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상대에게 회사의 깊은 정보를 여는 결정을 첫날에 내리는 건 무모합니다.
먼저 가장 어렵고, 가장 손이 많이 가고, 내부에 잘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영역 하나만 떼어내어 맡겨 봅니다. 효과가 가장 빨리 보입니다. 잘 돌아가는 영역을 넘기면 비용만 늘고 변화는 체감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매주 사고가 나던 영역이 조용해지면 조직 전체가 그 변화를 압니다. 조직의 저항도 가장 적습니다. 아무도 하고 싶어 하지 않던 일을 외부가 가져가는 데는 반대가 붙지 않습니다.
첫 대상이 되는 영역은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정부과제 집행과 정산, 채용과 온보딩, 협력사 계약 관리, 반복되는 문서 작업과 일정 관리. 이 중 하나를 대표가 직접 붙들고 있다면 그게 첫 번째 후보입니다.
앞의 두 사례는 사실 같은 서비스의 다른 단계입니다. B사는 실무 대행부터 시작해 한정된 범위에서 검증하는 구간에 있고, A사는 그 구간을 지나 프랙셔널 COO까지 권한이 넓게 열린 상태입니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른 게 아니라, 순서입니다.
회사가 얻는 것
첫째, 대표의 시간이 돌아옵니다. 운영에 잠식된 시간을 되돌려 영업과 제품개발에 시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시간의 기회비용이 서비스 비용보다 큰지가 유일한 판단 기준입니다.
둘째, 사람이 아니라 구조가 남습니다. 담당자가 퇴사해도 프로세스와 문서는 남습니다. 초기 기업의 가장 큰 운영 리스크는 "그 사람만 아는 일"입니다.
셋째, 협력사 혹은 외부 대응력이 올라갑니다. 증빙 체계는 정산에서도 쓰이고 실사에서도 그대로 쓰입니다. 한 번 만들어두면 여러 번 다양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오퍼레이션 서비스의 영역은 회사가 이미 하기로 결정한 일을 끝까지 굴러가게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회사에서 가장 골치 아픈 운영 영역이 하나 떠오르셨다면, 딱 30분만 같이 이야기해보면 좋겠습니다.